경제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소득계층별 15만~50만원‘민생회복지원금’➫무더위 등목‘마중물’

능산선생 2025. 6. 1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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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예전엔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가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수돗물을 쓰기 전에는 한동안 집집마다 마당에 펌프가 있었다. 펌프는 압력 작용을 이용하여 관을 통해 물을 퍼 올리는 기계다.

널찍한 마당 한 켠에 놓여 있던 펌프는 값싼 철로 되어 있어 녹물이 많이 묻어났다. 그러나 마시는 물은 물론이요, 여름철엔 펌프로 달려가서 물을 퍼내어 등목을 했으며 아이들은 커다란 고무 함지 속에 물을 받아 땡볕 수영을 즐겼다. 집안의 유용한 물 푸는 기계인 펌프는 물을 퍼 쓰고 난 뒤에는 물이 빠져버려 다음번에 쓸 때는 반드시 마중물을 넣어야 한다. 멀리서 귀한 분이 오시면 마중을 나가는 것처럼 1970년대 우리의 마당 한 켠에서 우리에게 유용한 물을 제공하던 펌프는 마중물로 퍼 올리는 신기한 요술단지였다.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소득계층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안이 비중있게 검토되고 있다. 조만간 발표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민생회복 지원금을 두 차례에 나눠 소득별로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빠른 소비진작을 위해 기본적으로 전국민에게 15만원씩 지급하고, 차상위계층·한부모 가정에는 30만원·기초생활 수급자에는 40만원을 선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상위 10%를 제외한 전국민에 10만원씩 추가 지급한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국민은 총 25만원, 차상위계층은 4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빠듯한 세수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취약층 지원 효과를 높이려면 차등지급이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보편 지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니, 최종적인 당정협의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소득상위 10% 고소득자가 최종안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케인즈는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크게 민간소비, 민간투자, 정부지출, 순 수출등으로 구성되는 총수요의 구성요소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민간소비를 끌어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케인즈는 정부지출 확대와 더불어 전체 가계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 부과되는 세금 인하를 통해 민간소비를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서 발생되는 ‘소득증대→소비증대→생산증대→소득증대’라는 경제의 선순환 효과가 마치 솟구쳐 오르는 분수처럼 궁극적으로 부유층에게도 혜택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이번 민생회복지원금은 실물경제 복합위기 등으로 매출절벽, 실직 대란, 일상의 붕괴로 고통 받고 있는 민중에게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하루하루 극한의 어려움을 버텨내는 실직자 등 취약계층에게 구명조끼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뿐만 아니라 이 지원금이 소비로 이어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고,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무너져가는 산업생태계를 조금이라도 지탱해나갈 수 있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한낮 땡볕 논배미 피 뽑다 오신 아버지

펌프 꼭지에 등 대고 펌프질 하라신다

마중물 넣어 달려온 물 아직 미지근한데

성미 급한 아버지 펌프질 재촉하신다

저 땅밑 암반에 흐르는 물

달궈진 펌프 쇳덩이 식혀 시린 물 토해낼 때

펌프질 소리에 놀란 매미 제풀에 꺾이고

늘어진 혀 빼물은 누렁이 배 깔고 누워 있다』 - 이한꽃, ‘펌프가 있는 마당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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