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소상공인 죽으면 대한민국 없다”➫‘민생회복 쿠폰’, 회생 마중물

능산선생 2025. 7. 1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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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일상에 지치고 삶이 고단해질 때면 한번쯤 숨어 들고 싶은 골목이 있다. 600여년전 선조들도 이곳에서 고관대작들의 지루한 행차를 피해 잠시 쉬었을 것이다.

피맛골(피맛길)은 종로 1~6가 대로 뒤편의 골목길. 좁은 길을 따라 여러 맛집도 형성됐다. 조선시대 종로 네거리인 운종가를 중심으로 육의전과 시전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늘 북적이는 곳으로 번성했다.

이같이 조선시대에는 양반, 중인, 상민, 천민으로 나눠 사회구조속에 상민이 이렇게 핍박을 받았지만 상민이 아니면 이씨 왕조 오백년을 유지할 수 없었다.

중세 시대, 유럽의 도시에서 발달했던 상공업자들의 동업 조합인 길드가 아니면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못할 것이었다.

지난 76일 국세청 국세통계를 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8,282명에 이른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9.38%) 이후 최고치였다. 소매업과 음식점업이 전체 폐업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고금리와 고물가, 내수 침체가 겹치며 장사할수록 빚만 늘어나는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특히 내수 업종에서 폐업이 크게 늘었다. 전체 52개 업종 중 소매업 폐업률이 29.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 및 상품중개업(7.1%) 순이었다.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는 현상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등 진입 문턱이 비교적 낮아 창업이 활발했던 업종에서도 폐업이 늘었다. 오랜 내수 한파 탓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단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의 핵심은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데 있다.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20%대로,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높다.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며,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생계형 창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자영업 과잉 공급과 수요 부족의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지난해 12·3 불법 계엄과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내수 위축으로 민생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데도 전임 윤석열 정부는 부자 감세로 재정 여력이 바닥나자 복지 예산마저 제대로 쓰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추경 편성을 서두른 건 무너진 민생에 대한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자영업 붕괴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의 팽배한 불균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기감속에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정책 시행을 앞두고,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서울 도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골목경제 살리기에 힘을 실었다.

11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쭈꾸미삼겹살 식당 흥남부두를 찾아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 이번 행사는 대통령과 외식합니다 골목경제 살리는 한 끼!’라는 타이틀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주의 끝, 금요일을 맞아 오랜만에 외식 한 끼를 하려고 한다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만남이 되기를 소망한다.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인사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21일부터 시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외식 등 일상 속 소비를 조금이나마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여러분의 생활공간에서 자영업자들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들의 한 끼 외식이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단기 성과에 매달리며 세금만 낭비할 게 아니라 고통이 따르더라도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구조개혁에 나서야만 한다. 지금 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로 되돌아올 뿐이다. 중장년층이 무분별하게 자영업에 뛰어들지 않도록 전직 유도 정책을 시행하고 창업 교육보다 재취업을 위한 기술 훈련과 직업 전환 지원에 집중해야만 한다.

자영업 폐업자를 위한 재취업 교육과 구직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도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특히 이번에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보통신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이나 저소득·금융 취약층에게 빠짐없이 지급되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다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쓰러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 대책일 뿐 근본 처방이 아니다. 정부는 차제에 자영업 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체계적인 출구전략을 서둘러 만들 필요가 있다.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리고 경제 구조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각별 명심하고 잊지 말아야만 한다. 부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빈사 상태의 자영업 회생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대만의 소상공인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대만은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여건이지만, 수출 지향형 중소기업이 많아 세계 16대 무역국가에 올라있다. 또한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7%, 고용의 77%, 수출의 51%를 담당하고 있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제 구조를 지녔다.

대만에서 기업들 간의 관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상생과 협력이다. 1997년에 설립해 불과 10여년 만에 전 세계 반도체 팹리스(fabless)분야 4, RFWS 무선 칩셋분야 2위의 자리를 차지한 미디어텍(MediaTek)이라는 회사가 그 예다.

몇 년전 불거진 카카오 네이버의 갑질과는 사뭇 다르다.

소상공인들이 개발한 사업을 갑질로 집어 먹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뿌리가 강한 나무는 어떠한 비바람도 잘 견뎌낼 수 있듯이,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는 어떠한 고난과 시련에도 경제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이제는 남한의 절만인 대만의 중소기업 성공 신화를 뒷받침 하고 있는 기업들 간의 상생과 협력, R&D와 인력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 공정한 경쟁 구도 등과 같은 요소를 본받아야 할 때 아닐까? 좋은 중소기업이 좋은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 생태계가 좋은 중소기업을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소상공인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 소상공인을 살려 4차 산업혁명의 르네상스의 불을 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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