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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복귀, 한국교육 '아노미 공화국'함몰"

능산선생 2012. 1. 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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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복귀,한국교육 '아노미 공화국'함몰"
"교육 百年之大計, '갈라파고스 증후군' 엄습"

 

김원섭 객원논설위원 infinew1@hanmail.net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으로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이 있다. 어떤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됨을 이르는 말로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보면 耳懸鈴鼻懸鈴이 떠올린다.

예로부터 교육은 百年之大計(백년지대계)라 했는데 이번 곽 교육감의 복귀는 전통적인 교육 가치관이 붕괴되면서 아노미(혼돈상태)현상이 교육사회 전반에 두드러지게 나타나 갈라파고스(고립)로 함몰하고 있다.

법은 저울이자 칼이다. 형평성과 엄정함이 생명이다. 사물이나 현상을 해석할 때 그 기준이다. 어떤 이유로든 잣대가 흔들리면 남을 승복시킬 수 없다. 한치의 더함이나 뺌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법관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결한 인격과 높은 경륜을 갖춘 지혜로운 사람으로 추앙받는다.

'동전의 양면성'을 가진 법원의 '곽노현 판'판결은 우리사회의 약보다 독으로 돌아왔으며 말장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판결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곽 교육감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준 2억원의 대가성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벌금형을 선택해 일단 곽 교육감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법률적으로 유죄이지만 정치적으론 무죄라는 판단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후보직을 사퇴한 사람은 중형을 선고받고 사퇴로 인해 당선된 사람은 풀려났다는 점에서 상식에 어긋난 정치적 판결이란 비판으로 보인다.

검찰도 이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정점식 2차장은 "화성인 내린 것 같은 판결이라 지구인인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등 격한 표현을 써 가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검찰에 따르면 법원이 인정한 사살에 따르면 곽노현과 주변 사람들은 전형적인 '단일화 피싱 사기단'인데 피해자인 박명기 교수는 실형을 받고 곽 교육감은 보고를 못 받았기 때문에 벌금형을 선고한다면 누가 이걸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다.

대가성을 인정해 유죄 판결을 하면서 후보 매수 행위 당사자인 곽 교육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곽 교육감이 사전 합의를 몰랐다고 인정하는 것은 경험칙과 건전한 상식에 배치되는 판단이다.

공직선거법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곽 교육감 사건과 같은 재판의 2심, 3심은 각각 3개월 내에 끝내도록 공직선거법에 정해져 있다. 따라서 곽 교육감은 8월 이전에 사퇴 여부가 결판난다. 곽 교육감은 1심에서 3000만원 벌금형을 받은 것만으로도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형만 선고한 것은 국민의 법 감정을 외면한 결정이다.

이와 관련, 진보논객인 진중권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곽 교육감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단돈 100만원의 비리에 교장들을 퇴출시켰는데 단돈 100만원이면 기소할 거리도 안되는 금액"이라면서 "네가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냐"며 곽 교육감 복귀를 비판했다.

진씨는 곽 교육감을 무조건 옹호하는 진보 진영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일부 진보 인사는) '판결전까지 도덕적 판단을 삼가자. 대법원 확정까지 기다리자'고 하는데 확정 판결이 나오면 그때는 '사법정의가 무너졌다'고 한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수장은 정의의 죽비다.
교육감의 최우선 덕목은 도덕성과 권위인데 곽 교육감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잃었다. 특히 교육계는 우리 사회 다른 분야보다 더욱 엄격하게 도덕성이란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교육감과 같은 교육 선출직이 최종 판결이전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곽 교육감의 복귀 첫날부터 학생인권조례 충돌이 일어났다.
곽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정면충돌 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 20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자신이 수감 중이던 지난 9일 이대영 부교육감이 제기한 서울시학생인권조례 재의 요청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곽 교육감에게 공문을 보내 "서울시학생인권조례는 학교별로 학칙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에 위배된다"며 "학생인권조례안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교사의 교육권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금 우리 사회는 IT 기술의 발달로 인한 극도의 개인주의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과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다.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人性이 나날이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인성이란 ‘인간의 성품’인데 인간이 인간다운 성품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면서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인성교육의 최후의 보루가 학교교육이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올바른 인성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시키는 직접 담당자는 교사이다. 그런데 지금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정상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있더라도 학교만큼은 도덕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교사는 직업적으로 학생을 대하고 학생은 교사를 더 이상 존경하지 않고 있다. 오늘날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학교가 더 이상 교육의 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가운데 곽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를 밀어붙인다면 교사와 학생간 훈훈한 정은 사라지고 '학교는 죽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성년자의 인권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제한은 불가피 하다고 생각한다. 미성년자는 자기 판단에 따라 일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자이기 때문에 교사의 지도가 필요하다. 교사의 지도가 필요한 이런 일까지 조례로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의사가 환자의 아픔을 공유하듯이 교사가 학생을 진심으로 교육하고자 한다면 체벌이나 두발, 복장 등은 부차적인 문제이지 굳이 조례를 제정해서까지 이를 규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법률적으로 최종심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곽 교육감은 이미 정치적·도의적으로 서울 교육의 최고 首長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셈이다. 곽 교육감이 교육감 자리에 앉아 이런 지시 저런 명령을 내린들 어느 학생과 교사가 귀를 열어 듣겠는가.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넉 달 만에 복귀한 교육감이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다시 몇 달 지나지 않아 직을 상실한다면 이러 오락가락 정책의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보무들이 질 수 밖에 없다.

곽 교육감의 최대 원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이중적 잣대에 교육계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전교조는 그제 후보 사퇴 대가로 2억 원을 준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업무 복귀 환영’ 논평을 내고 “최종 판결에서는 선의(善意)가 인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상급심에서는 곽 교육감의 선의를 인정해 무죄판결이라도 내리라는 말인가. 2009년 4억 원의 재산신고를 누락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자 전교조가 “서울 교육 수장으로서 법적 도덕적 자격을 잃었다. (공 교육감이) 3심 판결 운운하며 자리 보전에 욕심을 낸다면 혹독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것과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오죽하면 진중권씨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전교조가 정신을 차리는 것”이라며 “도대체 애들 어떻게 가르치시려는지, 왜 그렇게 책임감이 없나요”라고 말했겠는가.

곽 교육감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 '무지개'의 "애들은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을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즉 애들은 문명과 언어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몸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반성해야 한다. 애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그리고 애들이 보고 배울 그들의 뒷모습을 불을 보듯 훤하다.

左든 右든 간에 의사의 기본 역할은 환자치료다 학생인권조례를 정치 쟁점화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이제 이념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정책으로 말해야 한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만이라도 곽 교육감은 가정을 제외하고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학교의 구성원인 교사와 학생 사이에 훈훈한 정이 넘쳐흘러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알기를 바란다.

곽 교육감은 이점을 알아야 한다. 존중이 없으면 신뢰가 생길 수 없고, 신뢰가 없으면 소통이 일어날 수 없으며, 소통이 없으면 어느 사회나 문제가 생기는 법이다. 교육은 한 인간의 영혼과 한 공동체의 정신을 가장 크게 좌우하며, 잘못된 교육은 공동체를 분열과 파멸로 이끈다.


 

 

입력 : 2012년 01월 22일 09: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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