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尹아, 춘향이의 恨은 이 도령을 만나서 푸는 것이다”

능산선생 2024. 9. 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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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무릇 유세의 어려움은 나의 지식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의 언변으로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완전히 전하기 어렵다거나, 나의 의견을 충분히 납득시키기가 어려운데 있는 것도 아니다. 유세의 어려움은 상대방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의 마음 속 품은 뜻에 나의 의견을 맞추어 넣기가 어렵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 사상가인 한비는 한비자(韓非子)의 세란(說難)에서 유세, 즉 소통의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한비는 언변이 없었고 말더듬이였으나 명석한 두뇌로 매사를 글로 표현했으며, 그의 저서 한비자를 통해 사상과 논리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한비가 살던 한나라의 왕은 그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웃나라 진시황이 그를 등용하려 했으나 친구 이사의 질투와 모함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한다.

한비는 죽기 직전 진시황을 만나 뵙자고 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시황은 한비를 죽이라고까지 명한 것을 후회하여 살리도록 사자를 보냈으나 이미 그의 몸은 시체로 변해 있었다.

진시황은 “나는 한비가 ‘세란’ 한 편을 지어내고도 스스로 자신은 그 화를 면치 못했던 것을 슬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렇듯 한비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소통(유세)의 어려움을 후세에 알린 셈이다.

조선시대 상소문은 왕에게 올리는 진언인 만큼 고도의 기교가 요구되는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엄격한 문체로 견해가 제시되고, 현재의 정치상황을 분석해 잘못을 비평하는가 하면, 넓은 식견으로 비교우위의 대안을 제시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간의 불통은 성난 민심을 제대로 보지 못한 행위다.

尹은 협치의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무지하다. 스스로 사유하지 않는다. 학습능력이 없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협치 아이디어를 설명하려면 긴 시간이 걸린다. 尹은 다 듣기도 전에 격노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남의 머리를 빌리지도 않으니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尹은 정당을 모른다. 당내 민주주의 따위는 관심도 없다. 권력을 마음껏 행사하고 퇴임 후 안전을 도모하는 것만 중요하다.

정치는 엇갈린 이해를 조정하고 절충하는 예술이다. 권력이란 ‘달콤한 꿀’과 같다. 그래서 권력은 항상 자기도취에 빠질 위험에 처해있다. 정치가가 권력임무를 망각한 채 권력도취에 빠질 경우 타락과 부패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세종대왕은 “조선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내 책임이다. 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다. 그게 임금이다”라는 뿌리 깊은 리더십 언어를 구사했다. 언어는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용이 필수적이다. 언어의 혼란은 소통과 지식의 혼란을 불러올수 있다.

통즉불통(通則不通) 불통즉통(不通則痛)은 한의학의 중요한 원리다. 기혈이 통하면 몸이 안 아프고, 안통하면 아프다는 것으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김대중 대통령 曰 “춘향이의 恨은 이 도령을 만나서 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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