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는 시 ‘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말했다. 어린이는 문명과 언어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단어 ‘어린이(child)’에서 파생된 두 형용사 ‘순진한(childlike)’과 ‘유치한(childish)’은 어린이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순진’과 ‘유치’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원천이다. 유치하고 순진해야 거침없는 추진력과 표현력이 나온다.
5월 5일은 어린이 날이다.
1919년의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가 1927년 날짜를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하였다.
1945년 광복 이후에는 5월 5일로 정하여 행사를 하여왔으며, 1961년에 제정, 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는 ‘어린이날’을 5월 5일로 하였고, 1973년에는 기념일로 지정하였다가 1975년부터는 공휴일로 제정하였다.
그러나 2040년이후에는 어린이가 없는 ‘어린이 날’이 될 수 도 있다.
2040년에는 우리나라 가구수 증가가 정점을 찍고 가구수도 감소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최근 ‘일본화 지수’(Japanification Score)를 이용해 주요국의 장기 저성장 위험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일본화 지수는 1990년대 일본의 경제 상황을 기준으로 삼아 국가별 장기 저성장 위험을 물가, 부채, 부실채권, 생산연령인구, 자산 가격, 잠재성장률, 생산성 등 10개 항목으로 평가해 만든 지수다.
그 결과를 보면 작년 기준 한국의 일본화 지수는 6점(10점 만점)이었다. 전 세계 주요 30개국 중 태국과 중국이 각 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국과 홍콩은 각 6점으로 공동 3위였다. 이들 상위 4개국에서는 높은 부채비율, 생산연령인구 증가율 하락, 주식가격 하락 등의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일본화'로 표현되는 장기 저성장 위험을 키우는 요인 중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다. 20∼64세의 생산연령인구가 줄면 노동투입량이 감소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이 큰 분야는 저출생 직격탄을 맞는 초·중·고등학생 수다. 지난해 538만명이었더 학령인구(6~17세)는 2040년 268만명으로 무려 50.3%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지난해 21.1명에서 10.0명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다시금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으로, 201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인구감소를 넘어 인구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라고 주창한 100여년 전의 ‘어린이날 선언’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린이들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보호하고 있는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2024 한눈에 보는 신체활동·비만·영양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은 식생활에서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 비율이 2019년 25.5%에서 2022년 27.3%로 증가한 반면 채소·과일·우유 등의 섭취 비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아동·청소년이 주중 학습 목적 이외에 앉아서 보낸 시간은 2018년 185분에서 2022년 186.4분으로 1.4분 늘었고, 비만율은 2018년 14.4%에서 2022년 18.7%로 4.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성인 비만율 증가폭(2.6%포인트)보다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지출한 예산의 액수는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 다른 주요국과 비교하면 오히려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설명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비교적 높은 국가 수준으로 가족복지 관련 공공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
지난 3월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초·중·고교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서도 읍·면 지역의 비만군 학생 비율이 34.4%로 도시지역(28.7%)에 비해 5.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 수준과 경제 상태, 거주 지역 등 아동을 둘러싼 사회적 결정요인이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인에 따라 아동·청소년의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고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러한 지표들은 현재 우리 아동들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임을 드러낸다.
이러한 가운데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법적·제도적 정비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근시안적인 정책에 머물고 있다. 아동학대 사범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아동학대 혐의자 100명 중 99명은 벌금조차 내지 않고 ‘교육’ 수준의 미미한 처벌만 받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아이들의 4대 권리인 생존·발달·보호·참여권은 서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지 않는 생존·발달·보호권은 어른의 관점만 포함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모든 아동은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동시에 가정의 경제 수준이나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아동은 누구나 ‘건강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아동의 보편적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질 높은 영양 섭취를 지원하고, 신체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아동 건강 친화적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는 말은 헛물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도 2011년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4차 국가보고서 심의결과’ 보고서를 통해 “아동을 포함하는 공개 대화를 통해 예산 수립 과정의 투명성 및 참여제도를 보장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 낳고 키우려는 의욕이 있겠는가. 지금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도 1.17명에 머물렀다. 출산율 수준이 지속되면 100년안에 한국이라는 민족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자연히 한국어도 만주어처럼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언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인구 감소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둔화시키고, 더불어 진행되는 노령화는 생산인구가 부담해야 할 부양비를 높여 사회적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우리는 예전부터 부유한 층에서 가족중심문화를 중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씨 받이를 하며 자식을 중시했다.
그러나 어린이 아니 가족을 중시하는 보수층이라고 자칭하는 박근혜, 윤석열 두 대통령은 부모가 품을 어린이가 없다.
마치 우리 口傳으로 이어온 ‘興夫傳’ 전래 소설처럼 놀부가 아이를 않 낳고 가난한 흥부가 아이를 낳는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보면 안다.’는 속담처럼, 어릴 때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그들의 미래가 결정된다. 자녀는 부모의 무릎으로, 교사의 가슴으로 길러져야 한다. 기둥과 들보가 될 만한 인재를 동량지재(棟樑之材)라고 한다. 어린이는 장차 가정과 나라의 중심이 되는 棟樑之材요, 이 땅의 보배들이다.
어린이 날이자 ‘여름(夏)에 든다(入)’는 입하(立夏)다.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절기로 푸르름이 온통 산과 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다. 立夏땐 삶은 계란을 먹으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죽순을 먹으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완두콩을 먹으면 눈이 맑아진다고 믿어, 완두콩을 넣어 찹쌀밥을 지어 먹고, 삶은 계란과 죽순을 넣은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개구리가 짝을 찾아 울기 시작한다는 立夏,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방방곡곡에 울려 퍼져야 한다. 그래서 방정환 선생님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으시고 고이 누워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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