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내 머릿속에는 예쁜 고양이가 산책을 한다. 구름은 술과 마약 같다”
상징주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 우리에게 ‘악의 꽃’으로 잘 알려진 그는 시에서 마약의 활홀경을 너무도 아름답게 표현한다. 아편 중독 때문에 금치산자 선고까지 받았다.
우리가 마약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뇌와 척수등에 작용한다.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을 제어하는 중추신경계가 뇌와 척수에 의해 연결된다. 마약은 신경을 따라 그 작용을 증진시키거나 억제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마약이 의존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그 의존성으로 인해 끊었을 경우 호흡곤란과 동공확장등의 약한 증상에서 시작해 심한 경우에는 환각, 환청, 망상등의 증상까지 나타난다.
올해 10월 말까지 국경단계에서 적발된 마약 중량이 2900㎏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38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적발량을 갱신한 것이다. 대형 밀수 적발 영향으로 코카인 적발 중량이 급증한 가운데 케타민 등 클럽 마약도 증가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마약은 총 1032건, 2912㎏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됐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45%, 중량은 384% 각각 늘었다. 적발 중량은 2022년 624㎏, 2023년 769㎏, 지난해 787㎏으로 점진적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2913㎏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약 적발 건수와 중량이 크게 증가한 건 대형 밀수 적발 영향으로 코카인 중량이 급증한 때문이다. 올해 10월 말까지 코카인 적발 중량은 2302㎏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페루와 에콰도르 등 중남미 지역에서 출발한 선박에서 대규모 코카인이 연이어 적발된 바 있다. 서울세관은 지난 4월 페루에서 출발한 화물선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코카인 1690㎏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는 약 5700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필로폰과 함께 대표적 클럽 마약인 케타민, 마약류 함유 의약품 적발도 증가했다.
출발지 기준으론 최근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증가 추세다. 특히 캄보디아는 2023년 0.6㎏에서 올해(1∼10월) 약 40배인 23㎏로 늘었다. 경로별로 보면 여행자 적발 건수와 중량이 대폭 증가한 점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항공여행자 마약 적발 건수와 중량은 각각 198건, 140㎏이었는데 올해는 505건, 269㎏으로 크게 늘었다.
통상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을 넘지 않을 때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된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마약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국민 다수는 마약을 범죄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공적인 예산을 투입해 치료와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미 마약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은 옛말이 됐다. 인구 5000만명인 한국의 마약사범은 이미 2015년부터 기준선인 1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1만2613명이었던 마약사범은 2021년에는 1만6153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그놈의 마약단속에만 신경 쓰다가 일어난 참사다.
과거에 조직폭력배가 밀수해 중독자 중심으로 소비되던 마약류가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마약류 유통 창구가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을 통해 처음 마약을 산 경우가 2009년보다 10배 늘었다고 한다.
한국은 어느 순간 마약공화국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널리, 보편적으로 쓰이는 정맥 마취제이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 의약품 ‘프로포폴’이다.
하얀 색깔로 인해 일명 ‘우유주사’로도 불리는 프로포폴은 원기회복에 좋고 식욕을 저하시켜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한동안 강남 일대에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프로포폴을 맞으면 뇌 기능이 억제된다. 프로포폴이 뇌에서 ‘잠을 자라’는 신호를 주는 물질인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프로포폴을 쓰다 보면 결국 중독되고 만다.
프로포폴에 중독된 사람들은 처음엔 조금씩 맞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양을 점차 늘여나가고, 나중에는 끊고 싶어도 강력한 충동과 갈망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강박, 갈망(compulsion, craving)’의 전형이다.
그런데 왜 프로포폴을 남용하다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일까. 프로포폴이 ‘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포폴 오남용 및 중독 사례가 이어지면서 2011년 국내에서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었다. 반드시 전문의의 관리하에 사용해야 한다.
프로포폴은 이미 2009년 6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21년 초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휩싸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프로포폴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05 년 11월 21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딸 이윤형양 (당시 26 세) 가 날자 미상 발생한 교통사고로 미국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었지만 그 후 닷새가 지난 뒤 11월 26일 NYT 지는 이양의 사망 원인은 알려 진 바와 같이 교통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살이었다고 보도했다. 그 당시 일부에서는 마약 복용설이 흘러 나왔다.
삼성가에서 유독 마약성 약물을 찾는 이유는 파혼등 사생활에서 어딘가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이다.
아니 삼성뿐 아니라 재벌가들의 마약 복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동원 씨는 지난 2014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대그룹 3세인 정모씨도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적발됐다.
고 정주영 회장의 손녀인 정씨는 서울 성북동 자신의 집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2014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남양유업 창업주 손녀 황하나씨도 마약투약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국 사회가 마약 중독을 막지 못하거나 방치한다면 사회를 넘어 국가의 미래마저 파괴할 수 있다. 가까운 중국은 마약으로 인해 국가의 운명마저 몰락 한적이 있었다. 바로 ‘아편전쟁’이다.
청나라 말기, 마약으로 인한 경제위기, 성 문란현상, 관리들의 타락으로 국운이 기울어져 외세로 그 넓은 영토가 짓밟혔다.
당장 마약 청정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러한 의료용 마약류 등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마약안전국을 단기 목표로 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마약류가 교활하게 일상을 파고드는 만큼 새 정부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이재명 정부가 마약에서 안전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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