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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물줄기,일본으로 수출된다

능산선생 2006. 11. 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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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물줄기,일본으로 수출된다
동경 니혼바시, 마구잡이식 고가도로 골치 덩어리
청계천 본받자는 목소리 높아


김정민 기자 / 2006-11-11 11:46:54

▲ 동경 시내 곳곳에는 많은 고가도로가 있으며, 특히 니혼바시는 고가도로의 철폐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김정민 기자) ⓒ2006 CNBNEWS
서울과 가장 비슷한 도시를 꼽으라면, 일본의 동경이 아닐까 싶다. 환경이나 기후, 지리적 여건이 비슷하면서, 그 외 도로나 건물 등 전체적인 도시 모습이나 인프라에서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이 가장 비슷하면서도 반대로 가장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 말처럼, 동경과 서울도 비슷하지만, 또 매우 다르기도 하다. 유사하면서도 각각 상이한 차이점이 드러나는 점은 외형적 모습 뿐 아니라 도시 특징과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속에 녹아있는 문화 등 여러 가지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비슷한 점은 지리적, 지형적 유사함에서 비롯되어,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개발, 또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모방 등 여러 가지에서 비롯되지만, 오랜 역사와 문화로 인한 차이는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대비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 서울과 동경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들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 일본 출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을 들자면, ‘그래도 서울이 훨씬 살기 좋다’는 거였다.

일본 사람들의 질서와 친절, 깨끗함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였고, 또 높이 살 만한 부분임에 틀림없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지닌 ‘열정과 진솔함’ 부분은 일본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나 할까. 물론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생각이긴 하지만...

건물 40층되는 높이에서 동경 시내를 바라보았다. 빽빽하게 들어선 빌딩들과 엉켜있듯 복잡한 도로, 그 위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서울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서울에서 보이는 한줄기 푸른 강물, 한강이 보이지 않는다. 남산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산들도 없다. 답답한 느낌이 든다.

▲ 동경대에서 이 전 시장의 특강을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정민 기자) ⓒ2006 CNBNEWS
서울은 지난 몇 년간 공원, 녹지조성과 청계천 복원 등 환경과 복지, 문화 부분에 많은 투자를 했고, 그로 인해 녹지비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문화여가 인프라도 크게 확충됐다.

이에 비해 일본은 아직까지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니혼바시(일본교)이다. 니혼바시는 도쿄 한가운데에 위치, 그 위를 지나는 고가도로는 현재 철거여부와 그 방법 등을 놓고 동경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 고가도로는 도쿄 주변의 고속도로을 연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철거 후 이를 대안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와 필요로 인한 도로와 같은 시설물은 구축은 쉽지만, 그 재개발이나 철거는 훨씬 어려운 법이다. 이미 생산되어 있는 인프라와 그로 인해 연결된 인프라를 비롯,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것은 특히 사업 자체보다 더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 청계천 복원이 부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일본에서는 청계천 복원처럼 대규모 사업을 하는데 있어, 기술, 환경, 반대여론 등 수많은 난제를 극복하고, 빠른 시간 내에 청계천 복원 사업을 이뤄낸 것에 대해 매우 감탄하고 있었다.

동경대학교에서 이명박 전 시장을 초청, ‘도시공간의 재생과 지속 발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이다.

▲ 동경대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 (사진=김정민 기자) ⓒ2006 CNBNEWS
이 날 특강에 참석한 동경대 교수와 도시행정 전문가를 비롯, 강당을 채운 300명 이상의 학생들은 청계천 복원을 비롯, 서울의 모습에 노골적인 부러움과 감탄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세계도시를 향한 서울의 꿈’이라는 강연에서 “이제 한국도 소득 3만불 또는 4만불 시대를 맞게 될 텐데, 소득만 높아지고, 삶의 질은 그대로라면, 진정한 발전이 아니”라며, “과거의 발전 모습과 다른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모습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움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에서는 어떻게 청계천 고가도로를 제거할 수 있었나'라는 것과, ‘일본이 40년 걸릴 일을 어떻게 4년만에 끝낼 수 있었나’라는 질문을 통해, 청계천 사업의 과정과 방법을 궁금해했다.

강연 후 심포지움에 참석한 일본인은 “일본은 사업을 계획하고 또 결정하고, 추진단을 구성하고, 기타 여러 가지 과정에서 너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며, “일본이 사업 구상한답시고 보내는 시간 안에 이 전 시장은 청계천 사업을 완벽하게 해냈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실제 일본의 고가도로 철거 문제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영향이 크다.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시장은 강연후 심포지움에서 “일본의 고가도로도 존재한지 오래됐기 때문에 시민들은 원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불편한 점을 덮어두기 쉽지만, 없어진 후에는 좋아진 점에 대해 확실히 느끼게 된다”며, “지금 당장의 상황이 아닌 앞으로 10년, 더 나아가 100년 후의 모습을 그리고, 그 속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구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문에 따르면, 일본 건설업체들이 서울에 견학을 와서 실제 청계천을 보고, 서울시 공무원과 청계천 복원을 담당한 시공업체를 찾아가, 그 방법을 전수해줄 것을 부탁한 바 있다고 한다.

동경 시내의 고가도시 위를 지나면서, 지금은 없어진 청계천 고가도로를 떠올랐다. 서울이 동경보다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덧붙여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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