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흰 새 두 마리가 두터운 구름 속으로 날아가네.
저 아래 세상이 달걀만하게 보이네……
그 자유롭던 날개가 지금은 우리 속에 갇혔구나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말지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하러 국내로 떠 날 때 한국 테러리스트들이 의례껏 부르던 유명한 노래로 현대 한국의 무정부주의 시인인 林舍(임사)가 지은 시.
중국 정부가 보존하고 있는 토굴에는 시대를 감동시킨 책 ‘아리랑’이 탄생시킨 님 웨일즈 미국 여기자가 한 독립 운동가를 만나고 기록한 대목에 바로 독립투사 김산이 1933년 4월26일 일본 형사에게 잡혀가면서 읊는 시다.
김산은 일본 경찰에 체포당한 뒤 모진 고문을 당하고 극비리에 처형당했다. 그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벽에 아리랑을 써 내려갔다. 김산의 묘지는 어디에 있는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인 아내는 아들이 피해를 입을까 봐 남편의 원래 성 대신 ‘고려’에서 따온 고씨 성을 따 고영광이라는 이름을 지워주었다. 고씨는 아버지가 혁명가 김산이라는 사실을 30대 이후인 문화대혁명(1966~1976) 때에야 알게 됐다.
고씨는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애를 썼다. 그는 “1979년부터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에게 두 차례 편지를 보낸 것을 포함해 지도자들에게 탄원서를 썼고 수년간 조사 끝에 처형이 잘못됐다는 발표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김산은 남북한에서 모두 인정받은 애국지사다.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는 김산이 중국 동북지역에서 북한과 중국의 협력을 담당했다는 내용이 묘사돼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광복 60주년에 김산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같은 해 대한민국 정부는 님 웨일스에게 보관문화훈장을 추서함으로써 그가 ‘아리랑’으로 일본의 식민지배와 민족독립 운동을 세계에 널리 알린 공로를 기렸다.
김산을 ‘현대의 지성을 소유한 실천적 지성’으로 격찬하였던 웨일스는 한국과 중국의 항일 투쟁을 증언한 업적으로 두 번(1981~1982)이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 차이석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을사늑약(1905년 11월 17일)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날로 기념일을 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을 말한다. 그들은 일본에 형식상의 국가를 빼앗겼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신상의 국가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국선열들이 모셔져 있는 곳을 생각하면 보통 서울·대전 국립현충원을 떠올린다. 그러나 두 곳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순열은 430여 분에 불과하다.
사실 순국선열들이 모셔져 있는 곳은 따로 있다.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안에 위치한 독립관이 바로 그곳. 독립관에는 2835위의 순국선열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조국독립의 대의를 위해 곳곳에서 풍찬노숙의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열들의 정신이야말로 그분들이 물려준 독립된 대한민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보다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다.
일본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경제적, 안보적으로도 기밀히 협력해야 할 중요한 우방임에 틀림없다. 일본은 우리에게 마음 편한 친구는 아니지만, 아사 갈수도 없는 이웃이다.
일본의 과거사 사과는 한.일화해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충분조건은 일본 사회 저변의 변화다. 위안부와 역사인식은 일본사회의 변화와 함께 가야할 장기과제다.
역사를 잃어버린 나라에겐 미래가 없다. 일본은 “과거역사를 망각하는 자는 외눈박이가 되지만, 과거역사에 집착하는 자는 두 눈을 다잃는다”는 러시아 속담을 귀담아 듣고 과거사를 해결해야 한다.
순국선열의 정신은 우리가 자손만대에 유지, 계승해야 할 최고의 가치이자 덕목이다. 김구 선생께서도 ‘광복이 됐으니 순국선열을 기리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았던가’라고 말씀하셨다.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라고 몰아붙이며 육사교정의 흉상철거를 밀어붙이면서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으로 친일반공적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맞는 순국선열의 날, 한국 레지스탕스 부활로 기울어진 대한민국 운동장 바로세우자!!
김산의 생애를 관통한 화두는 ‘민중에 대한 신뢰’였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아리랑 고대는 열두 구비
마지막 고개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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