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카스는 마닐라에서 서울로 향하는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에 폭탄을 설치한 뒤 서울서 내린다. 이 여객기는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중 폭발한다. 또 5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동시에 11대의 미국 여객기를 동시 폭발한다.”
이는 지난 2004년 6월 미 의회의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알카에다가 9.11 테러 모의 당시 동남아발 항공기를 납치, 한국·일본·싱가포르 내 미국 시설에 대하여 동시 충돌 테러를 모의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확인되는 사건이다.
9.11 테러를 주모한 알카에다의 3인자 ‘칼리드 쉐이크 모하메드’에 대한 신문 결과, 알카에다는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과 동시에, 태평양을 횡단하는 美 국적 항공기를 납치, 공중에서 폭파하거나 주한 미군 등 한·일·싱가포르 내의 미국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알카에다 지도자 ‘빈라덴’이 미국과의 시차 문제 등으로 동시 실행의 어려움 및 실패 가능성을 우려하여 계획을 취소했다.
만일 이 계획이 실현되었을 경우, 한반도에서 ‘제2의 9.11 테러’가 발생할 뻔했다. 그래서 한반도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
11일로 ‘9.11 테러’가 발생한지 11주년을 맞았다.
1990년대에 공산진영이 붕괴된 이후, 테러는 인권·빈곤 문제 등과 함께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주요 국제 이슈로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2001년의 미국 9.11 테러에서 보듯이 테러의 양상이 예전과 달리 전쟁 수준으로 변화됨과 함께,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 가고 있다. 테러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공포의 대상으로 부상함에 따라, 테러 방지는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체결하여 각국으로 하여금 테러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도록 권고하고, 상당수의 나라가 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 테러 방지 관련 법안 제정을 놓고 정치권에서 찬반양론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금 정부는 행정조직 내부의 직무상 명령에 불과한 대통령 훈령인 ‘국가대테러활동지침’에 의거하여 국가 대테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밀 점조직으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는 테러 조직·혐의자 동향감시 및 민간시설 대상 대테러 점검 등의 테러 예방활동 수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거주자 크게 늘고 있는 마당에 경찰력만으로 현장통제 불가능시 시설경비 등을 위한 군병력 및 장비의 동원이 곤란하고, 테러 피해 발생시 국가의 피해보전 근거 등이 부재한 상태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폭격사건’등 북한의 테러행위를 우리는 두 눈을 뜨고 경험한 상태에서 북한의 테러행위가 자행되지 않는 다는 보장이 없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에는 무력시위이외도 사이버테러나 종북세력을 이용한 선거 개입에 나설 것이다. ‘천안함 침몰’,‘연평도 폭침’등 陸.海공격에 이어 북한이 전개하는 또 하나의 대남전략은 인터넷을 이용한 공격으로 이제는 ‘사이버 전쟁’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7년 이란무기 수출대금을 이란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서 250만달러를 송금받는등 금융망 해킹이후 4년만에 최대 고객을 갖고 있는 농협 금융전산망에 침투, 금융거래를 공황상태로 몰아넣기도 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종북 사이트들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에는 학생을 비롯 중요 요직에 있는 군출신까지 가입, 종북세력의 아지트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현재 대통령 훈령으로 되어 있는 ‘국가대테러활동지침’으로는 법치주의의 요구에 배치되고 있으며, 인간안보·시민안보와 직결된 반테러 행정을 대통령 훈령으로 규율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테러에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을 유기적으로 총괄·조정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포괄입법에 의한 테러 방지와 같은 국제적 추세 등에 비춰 한국도 시급히 포괄적인 테러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11주년을 맞은 9․11테러의 추모식은 세계를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다짐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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