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취임 1년 기자회견은 없고 酒煙만 있네!!”

능산선생 2023. 5. 9.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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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옛날 선비들의 술에 대한 예절엔 격식은 없지만 엄한 규칙이 있었다. 상대의 주량의 한계가 있음을 먼저 명심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옛날 자리에서 세 잔 이상 돌리면 배려할 줄 모르고 천박한 사람이라고 하였다고 하는데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 거의 지켜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조선시대에도 술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들도 많고, 왕과 명망 높은 신하들도 동시에 취해서 주정 부리고 엉켜서 자는 경우도 있었던 걸 보면 저 규칙이 무색하게도 주량 넘게 술 권하고 난리 피우는 건 옛날이고 지금이고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야사이긴 하지만, 술에 취해 왕의 팔을 꺾어버린 전직 영의정과 왕에게 반말을 하고 왕과 서로 욕을 한 영의정도 존재한다.

청백리의 대표격이자 술꾼으로 이름난 박수량에게 성종이 은으로 만든 작은 술잔을 내리며 이걸로 하루 1잔만 마시라고 하자 술잔을 망치로 얇게 두드려 펴 사발로 마개조 하고 거기에 술을 부어 들이켰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러나 술에 취하고 술에 망한 군주도 있다.

중국의 오나라에 이상한 징조가 보였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광주리에 담겨진 것이 여러 집에서 발견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길조라고 생각하여 황제가 시중 위소(韋昭)에게 물었다. 위소는 많은 사람의 집에 흔히 나타나는 일이므로 길조라 할 것이 없다고 폄하했다. 황제는 기분이 몹시 상했다. 당시 위소는 국사를 편찬하고 있었는데 손호가 아버지 손화의 제기(帝紀), 즉 황제의 기록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위소는 손화가 비록 문황제라는 시호를 받기는 했으나 실제로 황제에 즉위한 적이 없었으므로 제기를 쓸 수가 없다고 거절했다. 황제는 격노했다. 이 때 병이 들기도 했던 위소는 시중과 사관의 직책을 사양하고 물러나려고 했으나 황제가 허락하지 않았다.

주연이 있게 되자 손호는 모든 참석자에게 술을 7되 이상 마시도록 강요했다. 그리고 다른 신하에 대해 단점이나 조롱하는 말을 강제로 말하게 하였다. 술을 취하면 본심이 나타날 것이므로 강제로 취하게 하여 신하들의 본심을 보자는 목적이었다. 병중에 있던 위소에게는 평소 차를 마시게 했었으나 이번에는 위소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취한 위소는 다른 신하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옳지도 않고 또 화목함을 깨는 일이므로 단점 대신 매우 까다로운 경전을 인용하여 그 모르는 것을 가지고 수치심을 갖도록 할 뿐이었다. 손호는 위소가 황제를 존중하지도 않고 황명을 따르지도 않는다는 명분으로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 갇힌 위소는 자신의 억울함을 씻어 보이려고 황제에게 드리는 책을 저술했다. 그러나 그 책에 오래된 먼지가 묻어있다는 것을 꼬투리로 잡아 위소가 황제를 무시했다고 하여 위소를 주살하고 말았다.

오나라는 건국한 지 50, 창업자 손권이 죽은 지 428년 만에 망했다. 물자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지형이 험준하지 않아서도 아니며 또 충신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오로지 군주 때문이었다. 복수에 타오르는 분노와 무능함과 폭정과 신하를 무참하게 처형하는 공포정치 때문에 전쟁 개시 불과 석 달 만에 오나라 수도는 함락되고 말았다.

애주가로 불리우는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기자회견은 없고 여당, 정부 요인들과 주연을 연다고 한다.

酒宴(주연),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잔치. 酒筵(주연), 술을 마시고 노는 자리. 어느 자리가 될지 모른다.

윤 대통령이 취임 1년 기자회견마저 건너뛰겠다는 것은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소통하는 대통령과 역행하는 결정이다. 대통령실은 취임 1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이유로 국민경제가 어렵다고 했는데, 군색하다. 올 상반기 마지막 외교 이벤트인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대국민 보고 회견을 하지 않을 것인가.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자꾸 회피한다면 집무실 용산 이전 시 표방한 국민 소통은 공염불이 되고, ‘불통 대통령으로 굳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언로를 회피하고 민중을 등한시 하는 불통 대통령이 되면 측근들과 어울려 술을 찾게 되고 주색잡기에 빠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산군의 폭정을 넘어 박정희 대통령의 末路가 엄습할 수 있다.

민중은 힘 있는 대통령을 원하지만, 오만한 대통령을 원하지는 않는다. 정부가 우민정책을 취하면 민중은 우군정책으로 맞선다. 대통령의 실패는 대통령 한 사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중의 몫이다.

소통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소통이 잘되고 있다는 착각이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풍자적 경구가 윤석열 정부는 빗겨가게 되길 바란다. 직언을 들을 준비가 안된 군주곁에 꼬이는 게 바로 간신배들이다.

중국 최고의 황제로 꼽히는 당태종 이세민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른 말을 하지 않았던 모든 정적을 다 죽였으나 바른 말을 한 위징은 살려서 중용했다. 큰 책임과 뜻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직접 싸우고 있는 적이 아니라 바른 말을 하지 않는 비겁한 동료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DJ 리더십이 절실하다. 김 전 대통령은 의회를 중시하면서 의원직 사퇴등 극단적인 방식보다 제도적 절차를 존중했다. 장외투쟁등은 원내 투쟁의 보조방편으로 활용했을 뿐이다. 충청+영남+호남을 화합해 최초 정권교체를 한 DJ는 권노갑, 한화갑등 가신그룹을 멀리하고 임동원, 김중권등 유능한 인재를 영입, 굴욕의 IMF신탁통치에서 벗어나는 리더십을 보였다.

그러나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윤 대통령은 의회를 무시하고 있다.

국내경제는 제 2IMF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경제는 실리다. 또한 경제는 심리다. 불안감이 군중심리와 만나면 이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중국에서는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워도 관료와는 절대 싸우지 말라고 한다.

술 앞에는 천하장사도 없다. 갑부도 주색잡기로 하루 아침에 재산을 탕진한다. 박정희 전대통령처럼 술상앞에서 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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