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일년에 한번 지옥문과 천국의 문이 열리는 날 ‘백중(우란분재)’, 백중기간에 7일씩 네번을 나누어 죽은 조상 제사를 지내는 것도 우리 후손들이 죽은 망자께 드릴 수 있는 효도 배려다.
이날은 돌아가신 선망부모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불가의 중요한 명절이다.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목련존자가 도를 얻은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안위를 살펴보니 지옥에 계신지라 너무도 슬펐다고 한다.
우란분이란 범어의 Ullambana의 한역이다. ‘우란’이란 “사람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과 같은 심한 고통”이란 의미다. 인도에서는 조상의 고통을 우란이라 했다.
‘분’이란 그릇의 의미로 범어의 발우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발우는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그릇이다. 결국 우란분재의 의의는 부처님과 스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려 고통 받는 조상들을 이고득락 왕생극락(離苦得樂 往生極樂)케 하는 효도의 날이요, 조상들의 영혼을 제 갈 길로 인도하는 천도의 날이다.
백중 전설은 옛날 차귀마을에 백중이라는 목동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옥황상제가 바다의 거북이를 불러 태풍을 볼게 하라고 명령하는 말을 듣는다. 목동은 태풍이 불면 농사와 우마에게 피해가 클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옥황상제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거북이를 불렀다. 거북이가 나오자 조금 전 명령은 없었던 것으로 하라고 말한다. 그날 밤 태풍이 불지 않아 그해 농사는 풍년이 되었다. 그런데 백중 목동은 옥황상제를 속인 죄책감에 스스로 바다에 빠져 목숨을 끊었다. 사람들은 백중이 죽은 날에 제사를 지내 주게 되었다.
백중이 되면 여러 행사가 있어왔다. 우선 각 가정에서 익은 과일을 따서 조상의 사당에 천신을 한 다음에 먹는 천신 차례를 지냈으며, 옛날에는 종묘(宗廟)에 이른 벼를 베어 천신을 하는 일도 있었다.
백중 때가 되면 농사일이 거의 끝나서 농부들은 호미를 씻어두는데 이를 '호미씻이'라고 한다. 원래 백중날 하루만은 일손을 놓고 쉬지만 제주도에서는 해산물 따기에 분주하다. 그것은 백중날에 살진 해산물이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중날 하루만 일손을 놓고 쉬는 날이 이제 까막그한 옛날 이야기로 들린다. 갈수록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그냥 쉬는’ 청년이 4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 75%는 “일할 생각 없다”고 한다.
지난달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대다수인 75%는 일하기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작년 동월보다 4만2천명 늘어난 4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쉬었음 청년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넘어서며 같은 달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말한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으나 2018년 30만명을 넘어섰다. 계속 늘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천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1천명으로 줄었으나 작년(40만2천명)부터 다시 증가세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천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도 28만8천명으로 나타났다. 50대는 39만4천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데 쉬는 청년은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명 가운데 쉬었음 청년(44만3천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였다. 7월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2019년 4.1%에서 팬데믹으로 2020년 5.0%로 늘었다가 2022년 4.2%까지 줄었지만, 작년(4.8%)부터 늘더니 올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를 분석해보니 쉬는 청년은 단순히 양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44만3천명)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33만5천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가운데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미스매치’현상이 심해지고,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경제 ‘허리층’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피끓는 청춘, 그저 ‘달아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의 옛 선조의 한량으로 전락한 백수의 귀환이다.
평생 직장이란 개념은 점점 퇴색하고 있지만,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할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단군이래 최고의 스팩을 갖추고 ‘나를 선택하라’는 간절함을 절귀하는 대한민국 20대 청춘들의 ‘백중’은 바로 ‘우란분재(일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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