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신록이 우거져 가는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들어가는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우리 가정에는 소생하는 생물들처럼 그리 생동감이 넘쳐 보이지 않는다. 그놈의 역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근 3년동안 지속되면서 신록이 넘치는 광야에 나가지 못하는 몸이 구속되는 현실이 덮쳤다.
'일자리정부'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오는 10일로 집권 1년을 맞지만 가정은 편안치 않다. ‘자유시장경제’를 외치는 윤석열 정부는 부의 양극화를 부추켜 ‘富益富 貧益貧’를 초래, 대한민국號가 타이타닉호가 되어 가고 있다.
23여년전 가정의 달을 맞아 사회에서 큰 감동을 준 ‘아버지’란 소설이 생각난다. 한보 기아 사태가 터진 후 경제가 수렁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을 때 집안의 가장이 가장으로서의 지위를 잃은 채 사회에서 버림받은 줄거리를 지닌 이 소설은 그 때 우리들의 아버지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오늘날 경제성장의 주역인 우리들의 아버지 상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우리나라 아버지인 베이비 부머(1958년생부터 1960년생)는 약 700만명. 이 가운데 상위 100만명은 돈 걱정 없는 상류층이다. 그 아래 200만명쯤이 중간, 맨 아래 400만명이 하위계층이라고 한다.
이는 다들 어렵게 산다는 것이다. 나이 드신 어르신을 모셔야지, 제 앞 가름 못하는 자식 챙겨줘야지, 그에 미래 봉인의 노후 대비는 기약 없는 부실 후순위 채권이 돼버렸다. 이같이 3세대의 부담을 한 몫에 지자니 짜부라지고 어깨는 뭉그러져 처진다. 그래서 요즘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직장의 신’이 가정의 달 5월에 안방에 시선을 집중하면서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드라마가 되었다.
30~40대도 자녀 교육에 헌신하느라 ‘삶’의 딜리트(delete.삭제)사회로 몰아넣고 있다. 미혼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육비인 것으로 나타나 부모들이 자녀를 한창 기를 때는 자녀 교육 때문에 자신의 삶의 질을 포기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지 않으면 성장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가에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처럼 단기간에 성장을 거듭한 나락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한국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는 세수부족과 고용부진, 투자와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경제를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뜨리는 악재다. 저성장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일자리가 생기질 않는다. 일자리가 없고 양극화가 심해지는데 국민이 행복할 수는 없다. 저성장속에 ‘다시 잘살아보세’란 구호는 공허해질 뿐이다.
작금의 저성장은 세계경제의 침체와 한국경제내부의 구조적인 성장둔화요인이 맞물려 일어났다. 이러한 저성장을 극복할 장기적 해법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다. 10년, 20년후까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고령화 시대의 복지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공식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 땐 십시일반 노동시간을 줄여 해고통지서를 받아든 사람에게 나눠준다. 동료가 쫓겨난 작업장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정리해고의 고질병은 불신과 불투명이다. 노사가 서로를 믿지 못하거나 파국으로 치닫는다. 정리해고 제도부터 다시 한번 정리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임금안정을 기하고 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노조를 조폭으로 단정하고 검경이 노조 탄압을 나서 전두환시대의 ‘공안정국’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 한국 내에 기업가 정신이 시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녀의 고용안정을 기대하는 한국 부모는 자녀가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기보다 대기업, 정부, 학계의 표준적인 직장인이 되기를 바란다.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면 어김없이 선물이 따라온다는 것이 잃어버리고 있다.
그래서 증오상업주의가 당파싸움을 낳고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빈곤이 고착화되면 사회통합은 불가능하다. 빈곤탈출과 계층사승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면 경제 활력도 급감한다. 성장 잠재력도 물론 떨어진다.
삶은 미래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다. 매 순간의 쌓임이 세월을 이루고 한 생애를 이룬다. 좋은 날이 어디 따로 있어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좋은 날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 세계는 18세기 산업혁명과 같이 수세기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대변혁기에 들어서 있다. 이 변혁기에 입지를 세운 기업, 나라들이 향후 긴 시간 그 자리를 향유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 재벌들에게 묻는다. ‘문제는 경제야’도 아니고 ‘문제는 정치야’도 아닌 왜 ‘문제는 우리야’일까?
하루살이는 겨우 하루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 하루로 평생을 산다. 모든 삶은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質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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