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 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할일이 아직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좋은날 좋은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또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또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텐데 또왔냐고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또데리러 오거든
좋은날 좋은시를 찾고있다 전해라
백오십에 저세상에서 또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우리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
몇 년전 무명가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이애란의 ‘100세 인생’의 노래다.
경로효친 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 10월2일 ‘노인의 날’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곧 1천만시대에 돌입한다.
지난 9월26일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 발표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993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를 차지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고령화 추세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는 2025년 20%를 돌파해, 2035년에는 29.9%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2050년에는 40.1%, 2060년에는 44.2%까지 늘어나고, 2072년에는 47.7%에 이를 예정이다. 약 50년 뒤면 국민 절반 가까이가 고령인구인 셈이다
반면 기대수명은 지난 2022년 82.7세로 세계 평균인 72.6세보다 10.1세 더 높았다. 2000년에는 전 세계서 51위 수준이었는데 상위 16위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노년부양비는 27.4명에서 104.2명으로 3.8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홍콩과 푸에르토리코 뒤를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엔인구기금등이 조사한 노인복지지수는 91개국중 67위이며 연금과 노년 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분야수준은 91개국 90위로 아직도 노인정책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100세대 시대에 맞게 노인정책을 변화를 주기보다 선거성 공약의 남발로 노령층들은 웃고 울고 한다.
예전보다 오래 살긴 하지만 상당수 노인들은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며 65~69세의 절반은 여전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노동 수명을 연장하고, 노인 고용을 늘릴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작 노동시장에서 고령층은 외면 받고 있다.
반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정년제 폐지, 고용 연장 및 계속 고용, 연금 대신 노동하기 혹은 연금 수령 동반 노동하기(유연임금제), 고령 구직자 재취업 확대, 직업교육훈련 강화, 직무개발 등의 조치를 펼치고 있다.
저출생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고령인력을 생산연령인구로 흡수해야 된다는 논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젊고 건강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사회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지금 노인들이 참여하는 일자리가 정부가 만들어낸 노인 일자리 쪽에 많이 편중되어 있다. 노인 일자리는 세금에 의해서 만들어진 일자리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것이 그대로 정부 재정에 짐으로 간다고 하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백세시대가 열렸지만, 삶의 질적인 측면에선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어 장수가 축복이 아닌 저주란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지금 노령층들은 고독과 가난으로 인해 죽엄과 빈곤사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노인 복지수준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지난해 253만1000명으로 전체의 39.6%였다. 아직 노인 10명 중 6명은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연금을 받더라도 수령액은 턱없이 적다. 절반 이상이 월 10만~25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스스로 돈을 벌려는 노인들도 늘고 있지만,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독거노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와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통계청 조사결과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은 2000년 16%에서 2022년 21%로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활고와 극심한 고독감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작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높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은퇴기 중산층 2가구 중 1가구는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빈곤율은 2013년 기준 4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8%보다 약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평균 빈곤율(16.5%)의 약 3배 수준이다.
80대 이상 남성 노인들의 자살율은 우리나라 평균자살율의 6배라고 한다. 우리나라 자살율이 세계 최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져 있다. 그 평균자살율의 6배나 된다면 수치가 얼마나 될까? 인구 10만 명 당 17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이 정도면 국가적인 대재난이다.
노인들의 만성 질병과 빈곤은 더 심각하다. 노인 1인당 평균 진료비가 322만 원이라고 한다. 2006년의 180만 원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난 액수다. 해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다보니 1인당 진료비가 아닌 전체 진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2022년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4%로 머지않아 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노인의 문제는 가정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가 일정한 역할을 분담하며 해결해야 한다. 보호가 필수적인 노인을 위한 적정수준의 노인복지시설이 운영되어야 하고, 또한 노인들의 경제적 능력, 건강정도, 기타 욕구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양하게 시설을 설치 운영토록 할 것이며 수용보호시설과 함께 여유있는 노인들을 위한 이용시설 그리고 실버산업도 함께 육성해 나아가야 한다.
그동안 하드웨어로서 시설증설에 주로 관심을 기울여왔으나 앞으로는 각종 복지시설과 이용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치매노인수가 급증함에 따라 치매요양시설 및 치매요양병원의 증설이 시급하다. 또 치매 관련 전문적 연구 및 정보 수집을 위하여 국립보건원 뇌의약학센터내에 퇴행성질환 연구팀을 설립하여 치매의 원인, 예방 및 치료, 진단법 등 종합연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자리다.
‘경력직 베테랑’ 노인노동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정부는 정년 이후 계속고용 등 노령인력 활용에 대한 방향을 잡았다면 속도를 가할 때다.
노인 인구 1,000만시대, 위정자, 언론들은 이제 노령층을 놓고 고스톱의 ‘쓰리고’를 치지 말고 언제가 그대들도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우리나라에 맞는 ‘100세 인생’를 노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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