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김홍도가 그린 풍속화들 중 ‘고기굽기’를 자세히 보면 II 모양이나 V 모양으로 쥔 사람도 있는 반면 X 모양으로 쥔 사람도 있다
경제에서 V자 반등은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감소한 후 빠르고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다. 이 시나리오에서 경제 활동은 급격하게 하락하지만 빠르고 완전하게 반등하여 ‘V’자 모양을 형성한다. 이러한 유형의 회복은 종종 자연 재해, 전쟁 또는 금융 위기와 같은 단기적인 경제 충격 후에 나타나고 있다.
L자형은 급격한 경기 침체 이후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경제가 급격히 하락하지만 빠르게 회복되지 않아 경제 활동이 장기간 지속된다. 이러한 유형의 시나리오는 높은 수준의 부채, 인구 변화 또는 기술 혁신 부족과 같은 구조적 경제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U형은 급격한 하락 이후 더 느리고 점진적인 회복을 의미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경제는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지만 결국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전에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유형의 회복은 종종 글로벌 경기 침체나 불황과 같은 장기적인 경제 충격 이후에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 V자형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조업일수 증가, 선박 수출의 일시적 급등 등에 따른 착시효과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워낙 높고 실적도 좋다 보니 대중 수출이 양호하다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중국 수출은 지난 10년간 후퇴했다.
먼저 대중 수출에서 소비재의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 한국의 대표 수출품인 자동차·스마트폰·전자제품 등은 적당한 품질과 낮은 가격을 갖춘 중국산으로 대체됐다. 식품·의류가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산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 수출의 9할을 차지하는 중간재의 수출도 감소 추세다. 10년 넘게 한국의 대중 수출액 상위 5위권을 유지해온 ‘전기기기 등과 부품’, ‘광학기기 등과 부품’, ‘유기화학품’, ‘기계류 등과 부품’, ‘플라스틱과 그 제품’ 중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기기 등’의 수출액이 480억달러에서 724억달러로 50% 이상 늘었지만, 다른 3개 품목은 수출액이 감소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핵심 소비재와 중간재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후퇴한 것이다.
결국 대중 수출 부진의 근본 원인을 중국의 기술력·경쟁력 향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맞서 수출보다 내수를 중심에 놓는 ‘쌍순환 정책’을 펴며 소비재는 물론 반도체·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 국산화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저기술 제조업 경쟁력이 1990년에서 2020년 사이 2배 증가했고, 고기술 제조업 경쟁력은 같은 기간 29배 상승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무역구조는 미국·중국에서의 무역수지 흑자로 일본에 대한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를 메꾸는 구조였다. 지난해부터는 대중 수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폭은 증가일로에 있다. 2018년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국 1위였던 중국은 지난해 22위로 하락했다. 특히 공급망 투명성에 역점을 둔 아이피이에프는 참여국들이 반도체 등 중대한 분야에서 공급망의 투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세계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대상국을 언급하지 않지만, 중국에 대한 규제를 공동 연대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협력 국가 간 안정적 반도체 생산·공급’이라는 명분으로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 반도체 4국을 칩(chip) 4동맹으로 묶어 생산·공급한다면, 우리나라의 생산·공급망에 큰 위험이 따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실리적 통상정책을 우선해야 한다.
통상정책이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에 종속되거나 예속돼서는 안 된다. 우리 기업이 반도체는 물론 각 분야에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을 무대로, 수출입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리적 통상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나아가 통상 분야 전문가들을 양성해 한국에 불리한 통상 관련 행정·법률 제정을 감시·협상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하여 한국 기업들이 불리한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자유가 노나라에서 읍재(邑宰)라는 벼슬에 올라 작은 읍인 무성을 다스릴 때의 일이다. 하루는 공자가 무성에 들렀는데 마을 곳곳에서 거문고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자유가 공자에게서 배운 예악(禮樂)을 가르쳐 백성을 교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는 흐뭇한 마음에 빙그레 웃으며,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割鷄焉用牛刀)” 하고 물었다. 말뜻 그대로는 ‘이처럼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데 무슨 예악이 필요하냐’는 의미지만, 실은 제자의 행함이 뿌듯해 농(弄)으로 던진 말이었다.
이에 자유가 답했다. “예전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道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수행하는 제자들을 불러모은 뒤 “제자들아, 자유의 말이 옳다. 조금 전에 내가 한 말은 농담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공자가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는가”라고 한 것은 자유가 나라를 다스릴 만한 인재인데도 무성과 같은 작은 읍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대견해 빗대 말한 것이다. 《논어》 양화편에 나오는 얘기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우도할계(牛刀割鷄)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 지나치게 큰 힘을 사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만물은 저마다 적합한 쓰임이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정부는 牛刀割鷄를 쓰지 말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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