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결코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왔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해 자유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왔다.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이다”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두번째 광복절 경축사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을 “반국가 세력”이라 못박고 이들에게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격한 표현으로 가득 찼다.
한국 사회를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로 갈라진 분열적 상태로 바라보면서, 사실상 진보적 시민사회와 야권을 싸잡아 ‘반국가 세력’ ‘공산전체주의 세력’이라고 낙인찍은 것이다. 하지만 ‘공작’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1944년 일본군에 징집되어 중국 쓰저우(徐州) 지구에 배속되었으나 6개월 만에 탈출해 한국광복군 간부훈련반에서 훈련을 받았던 장준하 선생이 유신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하던 중 1975년 의문의 등산 사고로 사망한 날이 8월17일이다.
미국 전략정보국(OSS: Office of Strategic Services)이 주관하는 특별군사훈련을 받고 국내에 특파되었던 장준하, 지금 윤 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무덤에서 怒 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날 경축사가 사회 갈등 해소와 통합, 분단 해결의 책무를 지닌 국가원수의 발언으로 보기 어려운 편향되고 극우적인 메시지다.
온 국민의 뜻을 한데 모아도 모자랄 판에 ‘공산전체주의 맹종 반국가 세력’ 운운하며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1950년대 냉전 적대 질서로 되돌아가려 하면 평화와 번영의 길을 遼遠(요원)할 수 밖에 없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1972년 개헌된 대한민국의 유신 헌법 53조에 규정되어 있던, 대통령의 권한으로 취할 수 있었던 특별조치인 긴급조치(緊急措置)가 전두환정권때 폐지된지 43년만에 부활돌 조짐이다.
아니 지금 가짜 보수의 탈을 쓴 수구골통 당이 73년 전의 이같은 ‘매카시즘의 환생’을 꿈꾸고 있는가?
“국무부 내 공산주의자 205명의 명단이 여기 있다!”
50년 2월 9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여성 공화당원 대회. 연사인 조지프 매카시(Joseph McCarthy) 상원의원의 발언에 모두가 입을 벌렸다.
현대판 마녀사냥 '빨갱이 소동(Red Scare)'의 시발점이다.
소련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고 중국 대륙이 홍군에게 넘어간 직후 터져 나온 매카시의 폭로는 검거 선풍으로 이어졌다. 광풍의 중심은 매카시가 위원장인 상원의 비미(非美) 활동위원회. 정부와 의회, 학계와 문화계를 망라한 색출 작업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거도 제시하지 못한 ‘빨갱이 명단 205명’ 때문에 과학자 로젠버그 부부가 사형당하고 찰리 채플린이 쫓겨났다. 아인슈타인과 월트 디즈니, 트루먼, 아이젠하워 대통령까지 의심받았다. 용공 시비로 옷을 벗은 공직자만 5,300여 명에 이른다.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엉덩이를 긁은 사람도 혐의를 받은"(험프리 보가트) 이 시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이성적 시대로 꼽힌다.
기고만장했던 매카시가 한계에 봉착한 것은 1954년. 군 수뇌부를 좌익으로 몰아세운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4월 말부터 36일 동안 방송된 육군에 대한 매카시 청문회를 지켜본 미국민들은 염증을 느꼈다. 같은 해 12월 상원의 매카시에 대한 위원장 자격 박탈 결의로 매카시즘 광풍은 가라앉았다.
국가 지도자가 한 국가를 짊어지고 가지 못할망정 매카시즘을 악용, 남남갈등을 부추켜 국가를 위기로 몰아 넣는 것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대의정치는 말이다. 유권자를 대신해 권한을 행사하는 위정자들은 유권자의 신뢰없이 존재할 수 없다. 유력한 위정자의의 말은 그 만큼 영향력도 크다. 그래서 위정자의 말은 신중하고 정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정치불신만 만연하게 된다.
정치가 민중의 신뢰를 잃을 경우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정치권은 선진화 사회로 가는 민중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위정자는 창조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당선만 생각하지 말고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할 지를 크게 고민해야 한다. 절실한 고민속에 리더십이 나온다.
‘정치는 불학무식한 깡패들에게나 알맞은 직업’이라는 고대 그리스의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말을 위정자들은 다시 되새김 하길 바랄 뿐이다!
만주 독립군이 애창한 ‘독립군가’가 울려퍼진다.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 용사야 /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 삼천리 삼천만의 우리 동포를 / 건질 이 너와 나로다 /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 싸우러 나아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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