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세상에 눈으로 보고 하는 일이 많지마는 눈으로 보아야하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도리어 손으로 만져 보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틀림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서울맹학교에 재직하던 송암 박두성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려 했던 선생님의 마음은 한글 점자 창안으로 드러났다. 송암 선생이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 6점식 한글점자(훈맹정음)을 만들어 1926년 반포했다.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처럼, 송암 박두성이 만드신 점자는 훈맹점음이라 불리기도 했다.
11월4일 점자의 날은 97주년을 맞았다.
점자의 날, 한국의 종교계를 거목인 성철스님의 입적한지 29년이 흘렀다.
“내가 삼십 년 전 참선하기 전에는 산은 산으로, 물은 물로 보았다가 나중에 선지식(善知識)을 친견(親見)하여 깨침에 들어서서는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게 보았다. 지금 휴식처를 얻고 나니 옛날과 마찬가지로 산은 다만 산이요, 물은 다만 물로 보인다. 그대들이여, 이 세 가지 견해가 같으냐? 다르냐? 이것을 가려내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같은 경지에 있다고 인정하겠노라.”
중국 대륙에서 임제종(臨濟宗)을 개종한 임제(臨濟)의 후예인 청원유신(靑原惟信) 선사가 말했다.
이 글 중에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을 성철 스님이 원용해 인상을 남기면서 일반인에게도 유명해졌다.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말씀은 그 구절을 인용하여 법당 안에서만 부처님을 찾는 불자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으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아닌 물이 산으로 역류하고 있어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나는 대재앙을 맞고 있다.
‘천안함 침몰’(이명박), ‘세월호 참사’(박근혜), ‘이태원 참사’(윤석열) 등 보수정권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 고치는 補修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니 대한민국 청년들이 ‘헬~ 조선’을 다시 외치고 있다.
성철스님의 ‘못난 자식은 부모를 모르고, 못난 제자는 스승을 욕되게 한다’는 말이 곱씹혀졌다. 자식이 못나면 부모의 잘남을 드러내지 못하고 제자가 못나면 위대한 스승을 앞세워 제 잘 살기를 꾀한다는 말이 새삼스레 가슴을 아프게 했다.
회한(懷恨)은 언제나 있는 법이고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바다의 물 한 방울만큼이라도 알게될 쯤에는 그때서야 세월은 후딱 지나고 나이는 들어 겨우 철이 났다는 소리를 듣는구나 싶다. 하늘만큼 높고 바다처럼 너른 은혜를 우리는 모르고 산다. 너무 크고 너무나도 넓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후학에게 ‘공부하다 죽어라’라고 했다. 이 말의 의미는 參禪修行의 중요성을 일깨우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의 마음을 깨쳐서 어디에도 끝나지 않고 살아야 자유롭고 활발한 삶이 된다. 참선하여 자성을 깨우쳐서 진리의 삶을 살아라’는 뜻이다. ‘공부하다 죽어라’는 말의 뜻을 우리는 깊이 헤아리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예수를 믿어도 부처님을 존경할 수 있는 사람, 부처님에게 공양하고 예수에게 기도를 올릴 수 있는 너그러운 지도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성철스님 曰
“자기를 바로 보라.
원래 구원되어 있다.
자기가 본래 부처다.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하다.
헐벗고 굶주린 상대라도
그것은 겉 보기 모습일 뿐 거룩하고 숭고하다.
함부로 불쌍히 여기는 것은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다.
모든 상대를 존경하며 받들어 모셔야 한다.
자가는 큰 바다이고
물질은 검품과 같다.
바다를 봐야지 거품을 따라가면 안된다.
부처님은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러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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