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산이라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는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하디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즛
따뜻한 사랑의 숨을 자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
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
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
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쑥에 덮여
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소리를
듣는 기쁨은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서 잡아 죽일 듯
이빨을 갈고 손톱을 세우다가도
칡넝쿨처럼 머루넝쿨처럼 감기고 어우러지는
사람 사는 재미는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이 다 크고 잘난 것만이 아니듯
다 외치며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듯
산이라 해서 모두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모두 흰 구름을 겨드랑이에 끼고
어깨로 바람 맞받아치며 사는 것은 아니다“
시인 신경림의 ‘산에 대하여’다.
산이라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낮은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에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또 어떤 낮은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 산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서 있는 것 같다. 낮은 산은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낮은 산에는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이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숨을 자리가 있기도 한다.
지구상에는 산지가 육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줄느런한 산악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자원과 물산을 선물이다.
우리나라 산림(산) 면적은 629만ha(2020년 말 기준)로 국토의 62.6%를 차지한다. 경제규모는 1조6733억달러(2022년 명목GDP 기준), 전세계 13위다.
12월11일은 국제 산의 날은 산의 중요성을 고취하고자 유엔에서 지정한 날이다.
산속의 숲 효과는 소음방지, 산소배출, 기후조절 등 다양하다. 여름에는 한낮의 평균기온을 3∼7도까지 낮춰주고 평균습도는 9∼23%까지 높여준다. 가로수로 많이 심는 플라타너스 한그루는 하루 평균 에어컨 5대(49㎡ 기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상록수인 동백나무가 1ha의 숲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중형승용차 3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 이와 반대로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7.3퍼센트는 바로 숲의 파괴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아마존 밀림의 숲 파괴가 심각한 세계의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산의 숲으로부터 109조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국내 총 생산인 GDP의 9.3% 상당한다. 그리고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국민 한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만도 216만원 상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었던 우리나라 산은 골프장, 아파트 건설등 난개발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점점 더 많은 수목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여기에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간 여의도 면적(290㏊) 130배에 달하는 산림(3만7601㏊)이 산불로 사라졌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피해 면적이 가장 컸다. 역대 최장 시간(213시간) 산불로 기록된 지난해 3월의 경북 울진 산불(1만6301㏊)과 5월 이례적으로 초여름에 발생한 경남 밀양 산불(736㏊) 등의 영향이다.
‘국제 산의 날’을 맞아 타계하신 큰 스님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법어를 되새겨 본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말은 일단 반발심을 일으킬 정도로, 실없는 소리로 들릴 정도로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한 이야기다. 아마 불교를 알든 모르든 많은 사람들이 산을 산으로 보고 물을 물로 보듯 우리가 보는 대상을 대상그대로 바로 보자 이런 말이라고 해석할 것이다. 사실, 가령 우리는 금을 보면 값진 것, 귀한 것 등으로 보고 탐을 내고, 오물을 보면 더러운 것, 싫은 것 등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요즈음 세태를 보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가 아닌 ‘산을 물이요. 물을 산이요’으로 역주하니 지금 탄핵, 화산폭발, 폭우, 태풍등 대재앙이 오는 것이다.
앞으로 문화, 복지, 여가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산림에 대한 관심도 증대될 것이다. 이제 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산은 우리 후손들에게 마지막 寶車다.
“가까이 갈 수 없어/ 먼발치에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 산이 어디 안 가고
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
정희성 시인의 ‘산’처럼 산을 그냥 내버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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