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
11월은 중동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
바람 불고 서리 치고 눈 오고 얼음 언다”
『‘농가월령가』중 ’11월령‘이다.
24절기의 스물한째인 대설(大雪)은 말 그대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옛사람들은 대설 초후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를 낳고, 말후에는 여주가 돋아난다고 했다.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이 된다는 믿음이 전해 오고 있다.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콩을 삶아 메주를 쑨다. 메주를 띄울 때는 며칠 방에 두어 말린 뒤,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해서 곰팡이가 나도록 띄우고 알맞게 뜨면 짚으로 열십자로 묶어 매달아 두는데 이것은 메주를 띄우는 푸른곰팡이가 번식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장맛은 메주가 좋아야 하므로 이 시기에 메주는 집집마다 한 해 농사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성을 들인다. 메주는 백성에게 닥친 가뭄이나 기근으로 고생할 때 구황식품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구황식품의 기근이 덮치고 있다. 30개월째 평균 웃도는 외식 물가 상승률 때문에 모처럼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된 연말 송년회는 정말 망가지는 망년회로 역주행하고 있다.
지난달 먹거리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30개월 연속 웃돌았고 가공식품은 24개월째 상회 중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먹거리 부담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률은 5.1%였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이후 넉 달 연속 둔화했지만, 지난달에 다시 높아졌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도 4.8%로 전월(4.8%)과 같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고려하면 10월 4.77%에서 지난달 4.83%로 소폭 높아졌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둔화세가 지속되다가 지난달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3.3%)보다 1.7%포인트, 외식은 1.5%포인트 각각 높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24개월째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 우유 물가 상승률은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이스크림은 2009년 4월(26.3%) 이후 14년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외식은 2021년 6월부터 30개월 연속 전체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에서는 30개(76.9%)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다. 햄버거가 16.9%로 가장 높고 피자(10.0%), 비빔밥(7.1%), 냉면(7.0%), 오리고기(외식)(7.0%), 죽(외식)(6.9%), 김밥(6.9%), 도시락(6.8%), 떡볶이(6.7%), 라면(외식)(5.5%)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민중의 기호품인 라면값도 들성거리고 있다.
“형님 먼저 드시오. 농심라면! 아우 먼저 들게나. 농심라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그럼 제가 먼저 ???” 서민적인 코미디언 구봉서 씨와 후라이보이 곽규석 씨가 서로에게 라면을 미루다가 동생 곽규석이 “그럼 제가 먼저…”라고 하자 구봉서 씨가 라면 그릇을 붙잡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1963년 우리나라에서 첫출시한 ‘삼양라면’ 1봉지 가격은 10원이었다. 지금은 800원대다.
지금 추위 엄습을 예고하는 嚴冬雪寒속에서 일용직 일자리도 없어 추위에 장갑도 못 낀채 강추위속에 반지하방에서 라면도 못 먹을 판이다. 특히 취업 준비하는 청년들은 그놈의 코로나19 때문에 학원도 못가고 반지하나 옥탑방에서 컵라면으로 주경야독하는 생활에 쓰나미가 덮쳤다.
의식주’ 중 ‘먹거리(식)’와 ‘잠자리(집)’에 관한 국내 소비 지출 비중이 22년 전인 2001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2001년은 이른바 ‘IMF 사태’로 불리는 외환위기를 막 벗어난 때다. 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여가소비는 줄고, 집값과 식재료값은 폭등한 영향때문이다.
밥상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 엥겔지수는 올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치솟는 물가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 서민층에 더 큰 충격을 준다.
민중은 물가 급등으로 더욱 양극화로 치닫는 사회, 민중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져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병폐가 만연되는 것이다. 이해와 화합보다는 증오의 대상과 집단이 늘어가는 사회적 병리현상이 퍼져가면서 분노만 싸이고 있다.
그러나 분노는 한 사회의 건강함을 포착할 수 있는 일조의 도덕적 바로미터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다. 그래서 플라톤은 분노는 정의를 향한 영혼 능력이라고 했다.
“경제는 잘 모르지만 물가는 잡아야 나라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 당선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물가를 잡는 것이었다.”는 최근 숨을 거둔 전두환 뒷담화가 다시 엄습하지 않는 서민이 안정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4개월 남은 총선을 앞두고 위정자들은 퍼주기 포퓰리즘으로 民衆을 현혹시키지만 혹한속에 연탄 한 장 아끼려고 양지 바른 골목 찾는 民衆, 궐련 한 대 피우며 치솟은 물가 연기로 날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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