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세계 기상의 날’ 동시다발 산불➘대량살상무기 ‘기후변화’예고편

능산선생 2025. 3.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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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이 마을에도 그런 일이 있었죠

(쓰라린 과거를 더듬으며)

인민군이 처음으로 쳐들어오자 하루는 집안의 남자들은 토끼바위 아래로 모이라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으면 누가 따라 나섰겠어요? 무슨 시국 강연회인가 뭔가있으니 한사람 빠짐없이 나오라고 해서 집집마다 남자란 남자는 다 나갔죠. 그 때가 석양 때여서 아낙들은 저녁을 짓느라고 한창 서두루는 판인데---

얼마 후에 요란스런 총소리가 나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설마 그렇게 무참하게 죽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지난 날을 회상한다)

기가 막힌 일이죠. 토끼바위 아래에 모이자 난데없이 대한민국 국군이 총칼을 들이대면서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사람은 줄 밖에 나오너라!” 하더라나요. 그래 모두들 겁에 질려서 손을 들고 너나 할 것 없이 줄 밖으로 나가니까 금시 총을 쏘더래요.

(눈물이 글썽거리며) 두 눈으로 차마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속에서 총알 두 발이나 맞고도 살아나 온 분이 있었어요. 끝순이 아버지하고 아주 착한 어른인데 결국은 몇 달 후에 그로 인해 죽었지만서두---

이런 난리가 있을까 무서워요.

제 남편은 그 난리가 일어나기 전에 피해 버렸지만 죽었는지 살았는지 종무소식이고---

(하며 고름끝으로 눈시울을 누른다)

극작가 차범석(車凡錫)1963년년 현대문학에 게재한 산불’, 장막희곡으로 6.25전쟁으로 희망이 깨져버린 한 젊은이와 그를 둘러싼 애욕을 표현한 사실주의극이다.

무대는 6.25전쟁 빨치산이 출몰하는 산촌이다. 전쟁이 치열한 시기에 산촌에는 청장년들이 모두 출정해서 집에는 여자들만 남아 있다. 그때 규복이라는 전직교사 출신의 빨치산이 젊은 과부 점례네집에 찾아들어 자기를 숨겨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점례가 규복의 협박에 못이겨 대밭에 숨겨주었으나 밥을 날라다 주면서 동정심이 싹트고 점차 두 사람 사이에는 애욕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이웃 과부 사월이가 이 사실을 눈치채고 점례에게 규복을 공유하자고 제의한다. 이때부터 규복은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고통도 잊은 채 점례와 사월 두 여자와 삼각관계를 이루면서 정욕의 화신으로 변한다.

국군의 토벌 작전이 전개되면서 세 남녀의 원색적 관계도 끝난다. 국군은 규복이가 숨어 있는 대밭을 불태웠고, 규복이는 타 죽었다. 규복이는 공산주의자도 아니면서 전쟁의 와중에 휩쓸려 좌익으로 몰리고 결국 참담한 최후를 맞는다.

주말인 22일 건조한 날씨 속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진화작업을 하던 대원 등 4명이 숨지고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

이틀째 이어지는 경남 산청지역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30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하자 산림청은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단계를 발령했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경상남도, 경상북도, 울산광역시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남고북저의 기압 속 기온이 높고 건조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현재 남쪽엔 고기압, 북쪽엔 저기압이 자리한 기압계가 유지되며 서풍이 불고 있다.

이에 동해안과 영남 내륙 곳곳엔 건조주의보가, 강원 영동과 경북 북동부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서풍이 불면 산지가 많은 백두대간 동쪽의 기온이 크게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진다.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를 때 차고 건조해졌다가 정상을 넘어 내려갈 때 다시 따뜻해지면서 산 아래 지역에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푄현상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말엔 따뜻한 공기가 뚜껑처럼 산 위를 덮고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백두대간 동쪽으로 고온 건조한 바람이 매우 거세게 불고 있다.

서해안 쪽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습도가 25% 이하이다.

건조특보가 발효된 동해안과 경상권 내륙, 충북(영동), 제주도에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고 당분간 그 밖의 지역에서도 대기가 차차 건조해진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323일 세계 기상의 날(World Meteorological Day)을 맞았다.

지난해 전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80만 년 지구 역사상 가장 높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 세계 기후 현황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5±0.13도 상승했다. 이는 지난 175년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WMO“2015~2024년은 기록적으로 가장 따뜻한 10년이었고,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2024년 기록을 경신했다고 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오른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합의한 마지노선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1.5도 이상의 온난화가 1년에 한 번 발생한다고 해서 파리 협정의 장기적인 온도 목표가 달성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다면서도 이는 우리가 우리의 삶과 경제, 지구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를 가속하는 지표도 일제히 정점을 찍었다. 대기 중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는 지난 80만 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바닷속 열에너지 총량을 뜻하는 해양 열 함량은 65년 관측 기록상 가장 높았고, 지난 20년 동안의 해양 온난화 속도는 과거(1960~2005) 대비 2배 이상을 빨라졌다.

이렇게 바다가 달궈지면서 해빙(바다얼음)이 줄고 해수면은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전지구 평균 해수면 고도는 위성 관측(1993)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해수면은 연간 4.7속도로 상승했는데, 이는 1993~2002년의 속도(2.1/yr)의 두 배 수준이다. 북극 해빙 면적은 과거 18년 기록 중 가장 작았고, 남극 해빙 면적 역시 1979년 관측 이래 각각 2번째로 줄어들었다.

기후변화로 각종 기상이변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기후 난민은 급증했다. 보고서는 “2024년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연간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과 주요 인프라, 농지, 생물 다양성이 파괴됐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에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이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상륙해 200명 이상이 숨졌다.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미국 본토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중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모잠비크에서는 열대성 사이클론인 치도로 인해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한 가뭄과 높은 식량 가격 등의 영향으로 18개국에서 식량 위기가 악화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가 더 많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세계 지도자들은 올해 새로운 국가 기후 계획을 통해 청정 재생 에너지의 혜택을 자국민에 제공하고 장기적인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동물의 종 다양성이 줄어들고 식물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등 국내 생태계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국가장기 생태연구조사결과에서는 봄에 자라는 소나무 가지가 가을에도 자라는 이상 현상이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심 열섬 현상으로 벚꽃이 피는 시기도 크게 앞당겨 축제를 망쳐버렸다.

존 케리 미 전 국무장관이 기후변화가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라고 했듯이 남극에 사는 펭귄이 북극으로 가고 북극곰이 동물원으로 가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방치한다면 훗날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을 국민, 정부, 기업은 깨닫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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