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플라스틱 재앙, 우리 턱까지 왔다!”➘마라도 대마도 중간 ‘플라스틱섬’ 초읽기

능산선생 2024. 6. 8.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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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플라스틱은 현대의 물질에서 그리고리 라스푸틴과 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쪼개고, 자르고, 갈기갈기 찢고, 불사르고, 파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죽지 않습니다!” 어느 한 화학자가 한말이다.

새끼 참고래의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 참고래의 체내에서는 낚싯줄이 발견됐고, 소화기관에서는 해양 부표에서 떨어져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스티로폼이, 먹이를 걸러내는 수염에서는 초록색 나일론 재질의 끈들이 다수 확인됐다. 태어난 지 1년 정도밖에 안됐음에도 인간이 버린 해양쓰레기를 피할 수 없었을 만큼 해양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새끼 고래의 사체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1950년대 이후 사용량이 폭증한 플라스틱은 세계 시장 규모가 7500억 달러(한화 840조원)에 이르게 되었다. 유엔에 따르면 2016년 세계의 플라스틱 병은 4천800억개로 집계되었다. 2021년에는 그 수가 5천83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플라스틱이 폐기물의 약 10%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연 분해 기간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 버렸다. 스티로폼 컵은 50년, 일회용 기저귀는 450년, 낚시줄은 600년이 걸린다. 반면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결국 도시에는 폐비닐이 쌓이고, 강과 해안에는 플라스틱 병들이 수북하며, 바다는 거대한 플라스틱 뭉치들이 떠다는 상황이다.

유엔 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800만 톤 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지금처럼 계속 버려지면 2050년까지 무게로 따졌을 때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거라고 예측했다.

1997년 발견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2009년 두배 가까지 커져 한반도의 7배에 이르게 되었다. 하와이에서 북동쪽으로 1600㎞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선박업계에서 '태평양 대쓰레기장'이라 부르는 쓰레기섬의 크기가 미 텍사스 주의 2배에 이르렀다.

쓰레기섬이 있는 곳의 정식 명칭은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로, 하와이와 미국 본토 사이에 위치해 있다. 1년 내내 적도의 더운 공기가 고기압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용돌이치며 바람을 빨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아 배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고기압 아래에서는 해수면이 시계 방향으로 느리게 돌아가며 소용돌이를 그린다. 환태평양 지대를 흐르는 바닷물의 절반은 해류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해류가 급격히 느려져 쓰레기들이 모이게 된다.

이러한 바다 쓰레기섬의 90%가 플라스틱이다. 이 중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들은 바다를 떠다니다 바다 생물에게 먹히게 되는데, 바다 쓰레기섬 주변 어류 35%의 뱃속에서 작은 플라스틱이 들어있다고 알려졌다.

한 편 1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라 하는데 먹이사슬을 통해 음식으로 인간의 몸속에 도달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주도 마라도와 대마도의 중간에 플라스틱 섬이 생길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티로폼 컵은 50년, 일회용 기저귀는 450년, 낚싯줄은 600년이 걸린다.

이로 인해 미생물에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다. 하지만 강도가 기존 플라스틱에 미치지 못하여 아직 대체율은 낮은 상황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일회용품 사용에 보증금 매기던 게 사라지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약간 불편하더라도 이런 플라스틱 소비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안 쓰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1년간 쓰는 플라스틱 컵의 수가 33억 개로 나타났다. 이를 일렬로 눕혀서 늘어놓으면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인 약 38만 4400㎞를 채울 수 있는 수다. 1년에 비닐봉지는 235억 개, 생수 페트병은 49억 개를 쓰는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음에도 관련 통계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한국인 1명은 1년에 생수 페트병 96개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 65개, 일회용 비닐봉투 460개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게로 따지면 페트병 1.4㎏, 플라스틱 컵 0.9㎏, 비닐봉투 9.2㎏으로 세 가지 품목만으로도 1년에 약 11.5㎏의 플라스틱을 쓰는 것이다.

한국인이 1년에 쓰는 페트병은 49억 개로 세워놓았을 때 지구를 10.6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비닐봉투는 235억 개를 쓰는데 이는 종량제 봉투에 채워 담으면 남한 면적의 70%를 덮는 양이다. 플라스틱 컵 33억 개를 포함하면 세 품목의 연간 전체 소비량만 58만 6500t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공단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른 2017년 기준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플라스틱 포장 금지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세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플라스틱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류 최악의 발명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다. 플라스틱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지만 그만큼 썩지 않고 쌓여 가는 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6월 8일은 세계 해양의 날이다.

세계 인류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이젠 생명을 앗아가는 우리의 턱까지 왔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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